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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이제 정말 끝인가요?

by 더블유투자자문 2023. 4. 1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3월 초까지만 해도 미국 연준은 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했습니다. 금리 인상 속도를 너무 빨리 낮췄다는 연준 인사의 발언이 나올 정도였죠. 그런데 갑자기 실리콘밸리 은행의 파산으로 인해 금융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빅스텝 이야기는 쏙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하는 통계가 속속 나오기 시작하면서 경기 침체를 걱정할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1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고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또한 IMF를 비롯한 다수의 해외 기관은 우리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있습니다. 더딘 중국의 경제회복, 세계 경제 부진,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한은은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한 가지 희망적인 소식이라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가 나오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해서 둔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작년 요동친 유가가 하락하면서 기저효과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됩니다. 다만 전기, 가스요금 추가 인상이 이뤄질 전망이라서 근원물가는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죠? 그래서 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까지 3%대 물가상승률로 떨어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OPEC+의 감산이 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1. 최종 금리는 어느 수준일까요?

 

“우선 최종금리에 관해서는 지난 2월과 같이 이번 회의에서도 다섯 분은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셨고요. 한 분은 3.5%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미국의 최종 금리에 영향을 받겠지만, 이들도 곧 인상을 멈출 것이라 전망되기에 한은 또한 최대 3.75%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유가의 하락으로 인해 예상하는 물가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도 한계 금리를 넘은 상황이기에 되도록 동결을 원할 겁니다.

 

다만 1번 더 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열어 뒀는데, 그 이유를 2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① OPEC+의 석유 감산 결정,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 등으로 인한 하반기 물가 상승 가능성, ② SVB 사태로 인한 금융 안정성에 관한 리스크, 이로 인한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입니다. 한 마디로조금만 더 지켜봅시다!’로 요약될 수 있겠습니다.

 

결국 미국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고,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져도 환율이 요동치지 않는 한, 가급적 추가 인상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예상 경로를 벗어나거나, 또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인해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열어 둔 발언이라 봅니다. , ‘별일 없으면 우리도 이제 멈추고 싶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 소비자물가 대비 근원물가는 왜 더디게 떨어지나요?

 

“소비자물가가 지금 많이 떨어지는 이유는 에너지 가격이 작년 3월부터 굉장히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는 기저효과가 지금 굉장히 많이 반영된 것입니다. 반면 근원물가는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을 덜기 위해서 전기·가스 요금을 덜 올렸는데 지금 반영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좀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요. 또 하나는 거리 두기가 끝난 후에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물가가 다른 물가에 비해서 둔화하는 속도가 좀 느립니다.”

 

우리나라는 공공요금 추가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기 때문에 근원물가가 더디게 하락하고 있다고 한국은행 총재는 설명합니다. 미국도 3 CPI를 발표했는데, 전년 대비 5.0%가 상승하면서 2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정점을 지나고 있다며 연준이 곧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기대감에 시장은 환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 또한 근원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죠. 근원물가가 전년 대비 5.6%가 오르면서, 전월보다 되려 높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공공요금 추가 인상이 원인이라면, 미국은 주거비가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결국 과열된 노동시장이 식고 있다는 확실한 통계가 연준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 ‘노동시장 과열 완화주거비 상승 둔화근원물가 하락이 뚜렷해진다면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금리인상은 곧 멈출지라도, 7월 금리인하는 조금 성급한 예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저 또한 7월 인하가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3. SVB 사태는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SVB에는 고정금리부 대출이 컸고 또 가지고 있는 증권이나 채권의 만기가 훨씬 길기 때문에 이자율이 올라갈 때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정도가 큰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고 채권의 만기도 해외에 비해서 짧아서 최종소비자인 가계 등이 받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에 올 충격의 성격이 다릅니다.”

 

SVB 사태가 처음 터졌을 때, 분명 처음에는리세션일지 모른다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하루가 지나자 여론은 ‘2008년 금융위기의 재현이다로 바뀌었고, 또 하루가 지나자 ‘IMF를 능가하는 위기가 온다가 언급되다가, 또 하루가 지나자모두 거지가 될 것이다라 말했습니다. 워낙 논리 정연하게 팩트를 근거로 주장을 하니 사실 저도 살짝 흔들렸습니다. ‘큰일 났네, 빨리 채권으로 넘어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아직 진행형이라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다행히도 모두 거지가 되는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아라!’라는 증시의 격언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은행 총재의 언급대로 미국과 우리는 상황이 매우 다릅니다. 워런 버핏의 최근 발언을 참조하자면, ‘수익에 눈이 먼 은행가의 실수가 반복되었다는 말이 정확한 진단이라 생각합니다. 이 사태로 인해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의 상충관계가 심화할 가능성, ② 금융 불안으로 인한 세계 경제성장률의 하향 가능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IMF가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을 2번이나 낮춘 것이겠죠. 어쨌든 금융의 신뢰란 측면에서 일부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의 가능성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그래서 언제 금리를 인하하나요?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금리 인하를 아직까지는 고려할 단계가 아니고, 현 상황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 채권인 90일 통안채, 국채 1년물 금리가 떨어지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시장에서 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봅니다. 시장에서는 피벗을 연준 이상으로 빠르게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경고를 드릴 필요는 있지 않나 금통위원 몇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기자간담회 때마다 이 질문이 빠지지 않는 것 봐서는 대출 금리가 소폭 하락했음에도 다들 힘들어 죽겠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봅니다. 주택 가격이라도 오르면 이 상황을 견딜 수 있겠지만,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약세가 이어지니 힘들 수밖에 없죠. 그래서 한은 총재에게 직접적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을 묻는 말까지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 총재는현 상태서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를다시 부동산을 사라는 신호다!’라고 해석해서 기사가 나오기도 했더라고요. 마음은 알겠는데, 너무 곡해해서 글을 쓴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금리인하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 연착륙이 목표다라고 명확하게 못을 박아서 말했습니다.

 

, ‘금리인상은 곧 멈추지만, 고금리는 한동안 유지된다가 그가 주는 명확한 시그널이라 판단됩니다. 그렇기에 물가안정과 금융시장 안정이란 목표가 상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앞으로 투자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은행은 물가가 그들이 원하는 경로가 가고 있다고 할지라도 섣불리 통화정책의 전환을 말하기 힘들 겁니다. 인플레이션이란 산불을 진압한 줄 알았는데, 남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다시 번지면 고통도, 노력도 두 배가 될 겁니다. 그렇기에 불씨 하나라도 완전히 꺼질 때까지 고통스럽지만 진득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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