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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 이슈

‘전기차=테슬라’란 공식은 깨지고 있는 것일까?

by 더블유투자자문 2023. 1. 7.

일론 머스크

 

올 초만 해도 테슬라 주가는 300불이 넘었고, 천슬라를 향해 간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백슬라도 위협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투자자들은 떨고 있습니다. 연초 대비 약 70%가량 하락하면서,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기행을 일삼으면서 충성고객들이 등을 돌리고, 혁신의 아이콘이던 그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곧 테슬라라던 공식은 깨지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왜 테슬라 주식을 안 사나요?’ 테슬라 주가가 한창 고공행진을 하던 그때, 한 고객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지금은 이제 막 개화한 시장이기에 블루오션이지만, 곧 유수의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모두 진입하면 레드오션이 될 것이라 봅니다. 만약 테슬라가 이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는다면 그때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대답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개척자라면, 일론 머스크는 이보다 더 큰 시장의 포문을 연 사람입니다. 미래의 전기차는 거대한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 본 애플까지 경쟁자로 참여할 정도이니 자동차 회사들과 IT 기업들까지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를 도입기라 본다면 수년 내 폭발적인 성장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신기술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 기업들이 자금 조달 비용이 오르기에 주가는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10년의 세월 동안 저금리란 순풍을 타고 데이터 기업들이 빠르게 약진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영화에서나 보던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다음 스테이지가 진행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이란 악재를 만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환경을 위해 전기차로 수요가 일부 이동하는 단계였다면, 자율주행을 하는 차 안에서 화상회의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가리라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계 핸드폰 시장의 수요를 스마트폰으로 이동시켰다면, 일론 머스크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를 전기차로 이끌 수 있는 혁신가의 대명사로 평가받았습니다. 그 덕에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했고, 잠시나마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딱 이 시점에 금리 인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입니다. 주가가 크게 오를 때는 그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지만,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그의 기행이 부각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외의 모든 악재의 요소들이 한꺼번에 부각되기 시작하는 것이고요. 여기서 그의 존재가 테슬라에 리스크가 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그가 부자가 되는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머스크가 처음 시작한 것은 온라인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집2’를 설립했고, 이를 매각하면서 20대에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이 돈으로 현재의 ‘페이팔’을 설립했고,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약 2,000억 원을 벌었습니다. 이를 재원으로 우주 산업을 영위하는 스페이스X, 전기차 테슬라, 태양광 회사 솔라시티 등에 투자했습니다. 그의 성공 과정을 보면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크게 논란이 되는 트위터는 왜 인수한 것일까요? 트위터 인수로 인해 테슬라가 ATM이 되었다는 비난부터 본업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는 비판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가 관종이라서, 또는 그가 밝힌 대로 세계 언론의 자유를 위해 인수했을까요?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뭔가 퍼즐이 맞지 않습니다.


지금까지의 이력을 보면 트위터는 돈이 된다고 봤기에 인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위터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의 소셜 미디어와 비교했을 시에 사용자 숫자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견에 따르자면 머스크가 트위터 계정으로 암호화폐 지불결제 시스템을 제공한다면, 약 2억 명의 고객이 있는 금융회사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그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게 만약 현실화한다면 트위터는 현저하게 저평가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주장이 민주주의를 위한 투사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제 본업인 테슬라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고, 승승장구하던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할인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폐기할 만큼 재고가 많다는 등의 뉴스가 주가 하락과 맞물려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판매량을 보면 전년 대비 둔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이 존폐 위기에 처할 정도라고 논하는 것은 과장되어 보입니다. 다만 주가가 너무 고평가 되었기에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을 수밖에 없죠.


워낙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쟁자들의 진입으로 인해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봅니다. 그동안은 블루오션에서 선도자라는 지위의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면,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경쟁 우위를 갖추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에서는 선두 주자일지 모르나 자동차 산업에서는 후발주자라 할 수 있습니다. 업력이 그리 길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본격적인 성장통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이버 트럭 시제품을 출시했을 때, 자동차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사전 계약 돌풍이 일면서 자동차 업계를 삼키는 태풍이 되는 것 아니냐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언제 출시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즉, 신차 주기가 너무 길다는 것이 최대 단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직 노하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4680 배터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있었으니 사이버 트럭 출시가 멀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신차 발매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 가지 열쇠가 될 전망입니다.

 


또한 테슬라가 탄소배출권 판매가 아닌 본업인 자동차 판매로 흑자를 이룬 원동력에는 중국의 역할이 컸습니다. 미·중 패권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모든 미국 정치인이 중국을 비난해도, 그는 자동차를 팔아야 하기에 친중의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판매량이 떨어지고,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겠죠.


중국 전기차 회사들이 기술력이 향상되고, 가성비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때문에 이들의 공세에 점점 더 고전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대차가 중국 진출 초창기에 승승장구했지만, 현재 철수 여부를 고려할 정도로 판매량이 급감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죠. 중국은 최대 자동차 시장 중에 하나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렇기에 테슬라가 중국에서 어떤 전략으로 저가 공세를 뿌리칠 것인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산차주기와 중국 시장, 이 두 가지가 현재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기차 시장의 왕좌의 게임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과 자동차란 스마트폰을 매력적으로 뽑아내는 회사가 결국 승자가 되리라고 봅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IT 기업들은 패권을 놓고 박 터지게 싸우겠지만, 누가 승자가 되든지 상관없이 수혜를 누리는 회사는 우리나라에 상당 부분 포진해 있습니다. 완성차 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미·중 패권전쟁이 더 격해져서 양측 간의 견제가 심해질수록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부터 소재, 광물까지 다 취급하는 우리 기업의 몸값이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격한 경쟁에서 벗어나 있는 우리 기업들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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