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더블유 투자자문입니다. 오늘은 연준의장 파월이 지난 1일 기준 금리 0.25% 인상을 발표하면서 했던 말의 전문을 가져왔습니다. 투자자라면 세계 경제 대통령 파월의 말을 곱씹어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지금부터 상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영어 원문도 같이 첨부했고, 문장을 매끄럽게 번역하기 위해 의역을 많이 한 점은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야기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율이 2% 이내로 되돌리는 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빠른 긴축에 대한 효과는 아직 느껴지지 않습니다.”
연준이 달성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가 서두에 등장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상승하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기에 이들은 2% 이내의 물가상승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달성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작년 약 10%에 육박하는 인플레를 잠재우기 위해 연준은 1년 만에 기준 금리를 4.5%나 인상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가 상처를 입었는데, 미처 아물기도 전에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더 벌어지게 된 것이죠. 결국 연준은 일부러 경제에 타격을 줘서 수요를 줄이고, 이를 통해 인플레를 잠재우기 위해 극단적인 처방을 내립니다. 이를 강력한 조치라 표현한 것이죠.
하지만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한다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진 않습니다. 주식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데 이는 선행지수이기 때문입니다. 통화정책이 실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차가 있습니다. 빠른 긴축에 대한 효과는 현재 일부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연준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언급한 것이죠.
"Today, the FOMC raised our policy interest rate by 25 basis points. We continue to anticipate that ongoing increases will be appropriate in order to attain a stance of monetary policy that is sufficiently restrictive to return inflation to 2 percent over time."
“오늘 FOMC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합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 이내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차대조표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인 입장을 유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문장이 4장짜리 연설에서 2번이나 등장합니다. 파월이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봐야 하겠죠? 원문도 같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그 뉘앙스를 알아야 정확한 의도가 파악되기 때문입니다. ‘ongoing increases’라는 말은 현재 금리인상을 멈춘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인상이 있을 것이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파월이 같은 자리에서 1~2차례 더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즉, 현재 금리가 4.75%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는 5%~5.25% 선에서 멈추고, 인상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Despite the slowdown in growth, the labor market remains extremely tight, with the unemployment rate at a 50-year low, job vacancies still very high, and wage growth elevated.”
“미국 경제는 작년 실질적인 GDP 성장률이 1% 미만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지표들은 이번 분기에 소비와 생산의 증가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경제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일자리 공백이 여전히 매우 높으며,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는 등 노동시장은 여전히 매우 타이트합니다.”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통계치 중의 하나가 실업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파른 금리인상의 효과가 실질 GDP 성장률이 1%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서서히 나오기 시작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실업률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면서 임금 상승을 부추기고, 이에 따라 인플레가 여전히 높다는 점입니다. 앞서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물 경제에 시차를 두고 반영한다고 했습니다. 실업률은 더 후행적인 통계치라서 금리인상의 효과가 아직 충분하게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Inflation remains well above our longer-run goal of 2 percent. Over the 12 months ending in December, total PCE prices rose 5.0 percent; excluding the volatile food and energy categories, core PCE prices rose 4.4 percent.”
“인플레이션은 우리의 장기 목표인 2%를 훨씬 상회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식품과 에너지 범주를 제외)는 5.0% 상승했습니다. 핵심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4.4%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의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월별 증가 속도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하락은 고무적이지만,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입니다.”
연준은 소비자물가상승률(CPI)보다 개인소비지출(PCE)을 더 중점적으로 보고 있음을 이 문장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즉, PCE가 2% 이내로 떨어져야 통화정책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봐야 하겠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기대는 시기상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작년 핵심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4.4%를 기록했는데, 상승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나 아직 절반은 더 하락해야 통화정책 변화의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것이죠. 이 또한 경기후행지수라는 점은 감안하면 월별로 통계가 나오더라도 극적으로 하락하지 않는 이상 적어도 올해는 5% 이상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 봄이 타당합니다.
“Despite elevated inflation, longer-term inflation expectations appear to remain well anchored. But that’s not grounds for complacency. Although inflation has moderated recently, it remains too high. The longer the current bout of high inflation continues, the greater the chance that expectations of higher inflation will become entrenched.”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잘 고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금리인상을 멈추는데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너무 높습니다.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될수록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굳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발언이라 생각합니다. 작년 급하게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장기적인 인플레 기대치가 꺾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점진적으로 하락의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겠죠. ‘돈의 정석’이라는 책을 참조하자면, 작년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가격이 전년 대비 올랐기에 올해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라고 표현한 대목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심리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준은 통화정책을 통해 계속 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를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이언트스텝을 연속 4번 밟은 것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아주 고통스러운 순간이었지만, 이로써 더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기대심리를 차단하는 데는 성공했다고 보입니다. 이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부분은 실제로 실물 경제에서 금리인상의 효과가 나타나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심리는 언제든 손바닥 뒤집듯이 달라질 수 있고, 또한 물가가 다시 오를 것이란 이런 부정적인 심리는 빠르게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With today’s action, we have raised interest rates by 4-1/2 percentage points over the past year.”
“오늘 회의에서 위원회는 0.25% 인상을 결정하여 기준금리는 4.75%가 되었습니다. 오늘 조치로 지난 1년간 금리를 4.5% 인상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금융시장이 붕괴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하자 미국은 서둘러 제로금리로 낮추고,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가장 단기간에 공급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고객분들에게 연준 의장 폴 볼커 시절을 예로 들면서 앞으로 금리가 많이 오를 수 있음을 언급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한 분은 ‘그래봐야 한 2% 정도까지 오르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연준이 이렇게 단기간에 무섭게 금리를 올릴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 역시 대출받는 것에 대해 이제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은 했지만, 자이언트스텝을 4번 연속 밟을 것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언제든 마음먹은 대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기축 통화의 파워를 만천하에 과시했고, 우리는 역사에 기록될 한 장면을 직접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연준에 맞서지 말라!’라는 투자계의 명언을 다시 한번 새기는 귀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통화정책으로 인해 고금리에 민감한 경제 부분(특히 주택시장)에서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체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긴축으로 인한 효과가 인플레이션을 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금리를 급하게 올렸지만,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서 위원회는 오늘 금리를 0.25%만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서 빠른 긴축이 우리의 목표(인플레이션 2%)를 달성하는데 진전이 있는지 평가할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미래에 한계 금리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경제 통계와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의사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현재 연준이 밝힌 정보를 종합하자면, 한계 금리는 5.25%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파월은 3월에 업데이트한 가이드라인을 다시 제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겠지만, 5%~5.25%에서 멈추고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2015년에 연준이 제로금리에서 0.25%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가능성 때문에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현재는 가능성이 아니고 실제로 0.25% 금리인상을 하는 결정에 시장이 열광합니다. 같은 행위를 놓고 당시 상황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한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죠? 금리인상의 속도를 줄이고, 곧 한계 금리가 올 것이란 기대감이 현재 시장의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심지어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까지 선반영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Reducing inflation is likely to require a period of below-trend growth and some softening of labor market conditions. The historical record cautions strongly against prematurely loosening policy. We will stay the course, until the job is done.”
“인플레이션율을 떨어뜨리려면 일정 기간의 낮은 성장과 노동 시장의 완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안정적인 물가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역사적 기록은 통화 정책을 너무 빨리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을 지속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파월의 전문 중에서 이 문장에 핵심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금리인상의 속도가 떨어지고, 한계 금리에 대한 힌트까지 나왔습니다. 이제 중요한 부분은 5%대의 금리를 언제까지 유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이에 대한 힌트가 이 문장에 담겨있습니다. 일정 기간 낮은 성장률과 노동 시장의 완화가 달성되어야 통화정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죠.
파월이 기자들과 질문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디스인플레이션’과 ‘현재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시장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워낙 안 좋았기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요소를 찾고 싶은 투자자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 심정이니까요.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연착륙으로 부드럽게 경기가 하강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겁니다. 미국 경제가 현재 ‘골디락스’라는 주장도 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The historical record cautions strongly against prematurely loosening policy.’ 이 발언을 천천히 곱씹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폴 볼커 시절 급하게 금리를 인상했고, 이에 따라 인플레가 진정되기 시작하자 빠르게 금리를 낮췄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의 망령이 되살아나면서 금리를 다시 급하게 올리는 강수를 뒀고, 그래서 겨우 이를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중들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살해 위협으로 인해 연준 의장은 총까지 차고 다녔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주식을 만 원에 샀는데 2만 원까지 올랐다가 1만 5,000원이 되면 투자자들은 엄청 힘들다고 말합니다. 분명 여전히 수익이지만 제 경험상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2만 원이 내 돈이라 생각해서 25% 손해를 보고 있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합니다. 금리를 올렸다가 낮추면 대중들은 이제 힘든 시기가 지나갔다고 생각하겠죠. 그런데 인플레 망령이 부활하면 예전보다 더 금리를 올려야만 하기에 훨씬 더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투자자들은 경착륙을 원하지만, 연준은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통화정책의 전환을 말하기 힘들 것이라 봅니다. 확실하게 미국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취업률과 PCE가 떨어져야만 금리 인하를 논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고금리의 상황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유지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또한 지난 12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2024년 4.1%, 2025년 3.1%로 추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위기가 닥치지 않는 한 제로 금리로 낮추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란 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한은 총재가 간담회 때마다 기자들로부터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현재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사실 우리나라는 이미 한계 금리 이상으로 올랐다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계의 턱밑까지 왔다고 보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더라도, 기준금리 3% 수준이라면 우리는 내릴 수가 없습니다. 내리더라도 소폭 인하에 그칠 것입니다. 물론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가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대출 이자가 소폭 감소할 수 있겠지만, 고금리의 상황이 꽤 오랜 기간 유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유발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경제 환경이라 갑자기 태풍이 몰려와서 모든 것을 휩쓸어가진 않을 겁니다. 다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이 내 소득을 서서히 야금야금 갉아먹게 될 것이라 봅니다.
그렇기에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너무 과도하게 긍정적인 의견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올해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란 과도하게 부정적인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차갑지도, 그렇다고 너무 뜨겁지도 않게 스스로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 봅니다.
미국이 10년 넘게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우리는 이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래서 현재 금리가 힘들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 봐야 합니다.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금리가 회귀하면서 이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정부가 모든 규제를 철폐한다고 해도 결국 금리가 인하되지 않는 이상 백약이 소용없을 것이라 봅니다. 냉정하게 자신의 상황을 진단하고, 부채를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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