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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 이슈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으로 본 올해 통화 정책 전망

by 더블유투자자문 2023. 1. 7.

 

현 상황에 대한 평가 
"최근에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다소 진정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1% 올랐으며 연간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중 흐름을 보면 연초 3%대 중반에서 7월 중 6.3%까지 가파르게 높아졌다가 그 이후 점차 둔화되어 지난달에는 5.0%로 낮아졌습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하였던 국제유가와 지난여름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크게 올랐던 농산물가격이 상당폭 하락한 데 주로 기인합니다. 그러나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수요측 물가 압력이 한층 높아진 데다 임금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그간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이 여타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되어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에 비해서 물가가 덜 오르기는 했으나, 우리 또한 IMF 외환위기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굉장히 가파르게 금리를 올렸습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기준금리가 1%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여전히 물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최근 그 상승세가 주춤하다고 직접 언급합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 탓이 가장 크고, 농산물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7월까지 가파르게 올랐던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이 현재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상승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조금 둔화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벌써 많은 언론이 한국은행이 3.25%~3.5% 선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지 모른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최고점에서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동결 수순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섞인 전망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위에 발언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국내외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점을 한은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아직은 안심할 수준이 아니지만, 내년에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에 수요가 둔화될할 것이며 이에 따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한은은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보고 선제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가 없습니다. 경기 침체가 확실해지고, 후행적으로 통계에 반영되면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도 미래를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경제침체는 올 것이고, 이게 얕고, 깊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또한 연준도 마찬가지지만 가능성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섣불리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틀었다가 다시 인플레이션의 망령이 살아나면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내년 기업들의 실적이 줄어들고, 경제성장률 둔화가 통계치에 반영되면 지금과 사뭇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이때가 변곡점이 되리라고 봅니다.

 

 

불확실성의 요인
"우선 여러 상방 리스크들이 상존해 있어 둔화 속도를 더디게 만들 수 있습니다. OPEC+ 감산, 대러 제재 강화 등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습니다. 또한 내년 중 전기 요금 인상 폭은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 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반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우선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 선으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폭 밑돌고 있습니다. 국내외 경기 둔화 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측 하방 압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는 성공 여부에 따라 물가 흐름에 상방과 하방 압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에 물가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창하게 ‘물가의 상승, 또는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이렇게 저렇게 있다’고 말하지만, 요약하자면 ‘나도 모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이건 연준도 워런 버핏도 모릅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내년 전기 요금이 많이 오를 것이란 점입니다. 올해 한전이 천문학적인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요금 인상을 자제했습니다.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큰 폭의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됩니다. 또한 버스, 지하철 등의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게 될 것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인상을 자제했으니 내년에 올해분까지 합쳐서 오르게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타 국가 대비 인플레이션 둔화 폭이 상대적으로 덜 할 것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어쩌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성장에 타격을 받은 것이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은 중국이 코로나 방역이 해제하기 때문에 위험 환자와 사망자의 추이가 정책의 성공 여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 봅니다. 이게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그 외 주목할 부분

 

앞서 파월의 연설 내용을 살폈지만, 연준은 개인소비지출(PCE), 소비자물가지수(CPI), 그리고 실업률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통화정책 기조를 달리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최근 50년 내 노동시장의 불균형이 최고조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은은 소비자물가지수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연준은 소비자물가지수와 금리의 격차가 2% 이내로 들어오는 것을 보지만, 우리는 그 자체가 2% 이내로 들어와야 통화정책의 기조가 바뀔 수 있음을 암시했습니다. 즉, 추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해석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자가 내년 최종 금리를 금통위원들이 3.5% 수준으로 제시를 했는데 이 수준이 적당한 수준이라 보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러자 한은 총재는 개인적인 의견이지 오피셜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추측하기에 한은은 이미 우리나라는 한계금리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더 높아지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연준이 내년 한계금리를 5% 수준으로 올리면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0.25% 더 인상하고 지켜보려고 했는데 연준이 5% 가버리면 우리는 1회가 아닌 2~3회 더 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겠죠. 내년 우리 기준금리는 4% 이상이라 생각하는 편이 합당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그동안 2030세대가 금리 인상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주류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고, 사회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40대 계층이 고금리로 인해 타격의 영향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기사도 최근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택 가격 급등에 대한 부작용이 이제 암세포가 되어 급속도로 퍼져갈지도 모릅니다. 한은 총재도 가계 부채 심각성에 대 언급을 했습니다.

 

  • 종합해 보자면, 내년부터 물가 상승이 둔화 것으로 예측되지만, 우리나라는 타 국가 대비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의 노력으로 덜 올랐으니,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떨어지는 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높습니다.
  • 결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 이내로 들어와야 통화정책 전환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현재 대한민국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금리 수준까지 왔지만, 미국 때문에 기준금리는 3.5% 이상으로 봐야 합니다.
  • 내년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지만, 확실히 수요가 둔화 것이기에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을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내년이 대출이 많은 사람에게는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 보입니다. 현재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격차가 역사적 평균을 벗어난 상황입니다. 미국의 빠른 긴축이 만들어낸 기현상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파월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뉘앙스만 풍겨도 이건 좀 진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해도 우리는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위기가 없는 한, 미국이 다시 제로금리로 회귀할 수 있다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편이 정신 건강상 좋을 것입니다.

 

현재는 연준 유니버스가 인위적으로 만든 경기 침체입니다. 즉, 그들이 언제든 원하면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에 맞춰서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수준까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올 경제에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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