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성장률은 2023년 1.7%로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9년 미국 경제위기,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야기한 침체를 제외하면 지난 30년 이내에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지난 예상보다 1.3% 낮춘 수치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금융시장의 악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거나, 더 빠른 긴축이 이뤄지거나,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세계 주요 경제가 더 큰 침체에 빠지거나, 또는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등의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하면 세계 경제는 불황에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매우 증가한 수요의 압박과 공급망의 꼬임, 그리고 주요 원자재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공행진을 거듭했습니다. 몇몇 나라에서는 달러 대비 자국의 통화가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세계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최근 조금씩 상승률이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각국 중앙은행은 예상보다 더 빠르게 긴축을 단행했고, 이는 달러 강세를 유발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을 높이고, 위험자본의 수요를 감소시키고, 이머징마켓에서 자금 유출과 채권 발행 속도를 늦추게 했습니다.
선진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빠른 긴축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였습니다. 역사상 손꼽힐 만큼 빠른 속도로 긴축을 단행한 미국은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전망입니다. 유로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진국은 2022년 경제성장률 2.5%에서 2023년 0.5%로 둔화할 전망입니다.
이머징마켓 또한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보다 0.8% 내린 3.4%로 추정했습니다. 이머징마켓의 경제성장률에는 큰 변화가 없는데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지면서 하락하리라 예상되는 다른 국가들을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마켓 경제성장률은 2022년 3.8%에서 2023년 2.7%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이는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수요 감소로 인한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수요와 공급 요소가 반영되었는데 특히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 음식과 에너지 제품이 많이 올랐습니다. 특히 음식을 많이 소비하는 가난한 나라에서 그 충격이 더 컸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더 오를 가능성이 있고, 어쩌면 길게 유지될지 모릅니다. 세계적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22년 7.6%로 정점을 찍고, 2023년 5.2%, 2024년 3.2%로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이는 2015~2019년 평균 2.3%를 여전히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세계 경제의 역성장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반복되는 공급 쇼크를 고려해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효과에 대한 규모와 타이밍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그 결과 중앙은행이 정책 결정을 잘못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은 주요 원자재에 대한 새로운 공급 중단을 유발할 수 있고, 핵심 원자재의 가격 상승을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하게 통제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은 현재 예상되는 것보다 더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계 무역
세계 무역은 주요국 경제가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과 맞물려 2022년 2분기부터 성장 속도가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무역이 감소함에 따라 제품 생산이 둔화하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수요가 감소했습니다. 이런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상품 거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었고, 서비스 거래는 점진적으로 회복 중이며, 여행업은 여러 국가가 제한을 해제하면서 서서히 살아나고 있으나 여전히 팬데믹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지만, 2022년 중반을 기점으로 운송비가 떨어지고, 재고 보관 비용이 정상화되면서 그 압력이 완화되고 있습니다. 세계 무역 성장률은 2022년 4%, 2023년 1.6%에 그칠 것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꼬임 현상은 가라앉는 수요와 소비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점진적으로 이동하면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감소하는 수요와 공급망 꼬임 현상은 세계 무역 전망에 부정적인 리스크가 될 전망입니다. 게다가 세계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공급망에 대한 안보 우려는 무역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고, 세계 무역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원자재 시장
대부분의 원자재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함에 따라 작년 6월 이후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석유 가격은 2022년 중반 정점을 찍었고, 브렌트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100불 수준입니다. 유럽의 천연가스는 지난 8월 내내 가격이 치솟았지만, 비축량을 늘리고, 따뜻한 날씨로 천연가스 소비 수요가 줄면서 전쟁 이전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작년 3분기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4분기부터 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밀과 식물성 오일 등은 가격이 조금 하락했지만, 곡물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여러 나라가 식량 수출을 금지하거나 무역에 제한을 두었습니다.
통화 가치의 하락은 여러 국가가 미국 달러와 비교해서 더 높은 가격으로 원자재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예를 들어 2022년 2월부터 11월까지 브렌트유를 미국 달러로 지불했다면 거의 5% 하락했지만,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이 자국 통화로 구입할 때는 약 7% 상승한 효과가 나왔습니다. 그 결과로 많은 나라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은 최근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지 모릅니다.
2023년 석유 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석유 가격은 2023년 배럴당 88불 수준으로 저번 예측보다 약 4불 낮아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특히 유럽에서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천연가스의 경우 2023년 연간 평균 가격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3년 가정과 기업은 천연가스 소비량이 줄 것이라 기대되고, 빠르게 성장하는 대체에너지가 천연가스 수요를 감소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러시아가 전쟁으로 인해 수출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며, LNG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경쟁이 심화할 수 있습니다. 유럽은 러시아 수입 물량을 대체하는 많은 물량의 LNG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석탄 가격은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가격이 점차 내려가게 될 것입니다.
식품 가격은 2022년 13%가 상승한 이후에 2023년에는 5% 떨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는 세계 곡물 생산이 증가하고, 비료 가격이 내려가면서 생산 비용을 감소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은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 전망됩니다. 식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는 리스크로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유럽의 비료 제조업체들의 파산으로 인해 비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라니냐가 3년 연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은 2022년 내내 거의 모든 국가에서 유발되었습니다. 세계 중위 인플레이션율은 작년 2분기 9%를 초과했고, 이는 1995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개발도상국은 거의 10%를 넘었고 2008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며, 선진국은 9%를 넘으면서 1982년 이후로 가장 높았습니다.
2022년 인플레이션은 수요와 공급의 측면이 혼합되어 반영되었습니다. 수요는 2020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부터 살아나는 과정에서 크게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공급의 측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 원자재의 부족을 야기했고, 이는 에너지와 식량 가격의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몇몇 국가에서는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가 임금을 상승시키고, 비용을 증가하게 만들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또한 여러 나라가 통화 가치의 하락을 경험하면서 수입, 생산, 소비자 가격의 상승을 불러왔습니다.
대부분의 경제에서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상승했지만, 장기(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며, 선진국,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0.15% 상승에 그쳤습니다. 이런 안정성은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직면하여 긴축으로 통화정책을 바꾸면서 시장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2022년 말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국가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통화 긴축, 수요 감소, 공급망 혼란 완화, 그리고 비 에너지 상품의 가격 조정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가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선진국 경제 전망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2021년 5.3%에서 2022년 2.5%로 매우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가계의 구매력을 갉아먹었고, 빠른 긴축은 수요를 감소시켰습니다. 그 결과 주택 시장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2023년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0.5%로 예상되며, 중앙은행은 긴축을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꺾고, 강한 노동시장을 완화하지만, 유럽의 에너지 시장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에는 통화정책 효과가 감소하고, 에너지 시장이 안정되면서 경제성장률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 미국에서는 식품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맞물려서 수십 년 만에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긴축을 하면서 2022년 경제성장률은 1.9%로 예상됩니다. 2023년 경제성장률은 0.5%로 1970년 이후로 가장 약한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2023년부터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임금 상승 압력이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은 점차 둔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유로존은 2022년 상반기에 예상을 깨고 3.3%의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2분기부터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에너지 수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이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쟁 전 수준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유로존은 2022년 1.2%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2023년에는 0%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전망보다 1.9%가 낮아졌고, 2023년부터 에너지 가격이 내려가면서 상반기에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본은 2022년 높은 에너지 수입 가격과 공급의 병목현상으로 인해 가계의 구매력이 약화하고, 소비가 줄었습니다. 2023년에는 세계적인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성장률은 1%로 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및 개발도상국
중국은 2022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봉쇄, 유례없는 가뭄,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부진으로 소비와 생산, 그리고 부동산 투자를 위축시켰습니다. 부동산 매매, 주택 착공, 신규 주택 가격은 지속해서 하락했고, 많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채무 불이행에 빠졌습니다. 그나마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면서 이런 부진을 일부 상쇄했습니다. 2022년 경제성장률은 2.7%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2023년 경제성장률은 팬데믹으로 인한 규제 완화로 인해 소비가 폭발하면서 4.3%로 관측됩니다. 다만 부동산 부분의 장기적인 약세,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의한 혼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2022년 개발도상국은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2021년 경제성장률 6.7%에서 2022년 3.4%로 반토막이 났다고 추정됩니다. 2023년 경제성장률은 작년과 같은 3.4%로 추정되지만, 이는 중국을 제외하면 2.7%로 예상됩니다.
To bring inflation under control, central banks may need to hike policy rates more than is currently expected.
내용이 워낙 길기 때문에 제 의견을 짧게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워낙 강렬하게 인상에 남았던 문구라서 원문까지 붙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방대한 세계은행 경제 전망 보고서 중에서 이 말이 딱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서 중앙은행은 현재 기대되는 것보다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세계은행은 밝히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올해 금리인상의 속도가 둔화할 것이며, 곧 금리 인하를 할지 모른다는 희망찬 기대를 품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연준은 기준 금리 5~5.5% 수준에서 멈춘 뒤에 올해는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 아무리 말해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JP모건 CEO가 언론과 인터뷰를 했는데 기준 금리를 6%대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곧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보다는 위의 주장이 현실적으로 더 타당하다고 보여집니다. 연준이 예고한 것보다 더 올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5~6%대의 금리로 인상한 후에 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한동안 동결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내년부터 일부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마도 하반기부터 그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제로금리가 10년 넘게 유지되면서 우리는 이에 익숙해졌기에, 현 수준의 금리가 매우 높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역사적 평균으로 회귀하는 과정이라 봐야 합니다. 내년부터 주택 가격이 회복한다, 또는 2026년부터 반등할 것이다 등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예언가는 아니라서 그 시점을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과 높은 금리가 못해도 올해는 유지될 것이란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고통스러운 시기를 현명하게 잘 버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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